<TEXT AS ART: Breathing through Sentences >
전시기간 | 2026.8.12.(수)~2026.8.30.(일)
작 가 |
김동욱, 권수빈, 박선미
정윤아, 꺄베엘, 최혜원
정민지, 최락원, 박주은
디지털미디어 속에서 현대인은 수많은 시각 이미지를 일회성으로 소비한다. 매일 실시간으로 수많은 작품이 SNS 타임라인 위로 흘러넘친다. 현대인은 스마트폰 화면 속 평평한 이미지들을 스치듯 바라보며 그것의 예술적, 상업적 가치를 너무나 쉽게 판단하곤 한다. 시각적 스펙터클의 과잉과 빠른 소비가 지배하는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예술가들의 사유와 고뇌는 3초 만에 휘발되는 가볍게 소비되는 이미지로 타자화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무수한 JPG 파일 속에서 우리는 과연 진짜 작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그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흔히 현대미술을 접한 사람들은 “이 정도는 나도 하겠다.” 라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눈앞에 놓인 최종 결과물의 형태를 시각적으로 똑같이 모방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 형태가 나오기까지 작가가 견뎌낸 무수한 고민과 삶의 궤적까지 재현할 수 있다는 뜻인가?
예술가에게 작업은 세계에 대한 깊은 탐구와 고민의 결정체를 압축하는 과정에 나왔다.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예술가에게는 혼자만의 그리고 타인과의 끊임없는 질의응답의 과정에서 존재한다. 작가가 자신의 노트를 채워 내려간 문장들은 "왜 이 작업을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백이자, 그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동력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작가노트는 완성된 작품 뒤편에 숨겨진 부속물이나 설명서로 취급되어 왔다. 눈에 보이는 이미지만이 미학의 전부는 아니다. 작가가 자신의 노트를 채워 내려간 문장들은 "왜 이 작업을 하는가"에 대한 가장 순수하고 강렬한 사유의 원형이자, 그 자체로 완결된 예술적 선언이다.
이것은 내가 보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듣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믿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의문을 갖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다.
-예술가란 무엇인가 – 레너드 코렌
작가노트에 새겨진 문장들은 작품을 보조하는 하위텍스트가 아니다. 정체성의 균열과 존재 이유를 담아낸 이 고백들은, 레너드 코렌의 말처럼 작가 그 자체이자 이미 완성되고 있는 예술작업이다. 언어는 단순히 사물을 설명하거나 보조하는 기호가 아니다. 언어는 작가가 인식하는 세계의 경계를 규정하는 가장 본질적인 시각적 실체이다. 이번 전시 《Text as Art: Breathing through Sentences》는 김동욱, 권수빈, 정민지, 박선미, 최락원, 정윤아, 최혜원, 꺄베 엘, 박주은 작가의 언어가 지닌 사유의 무게에 주목한다. 전시장 벽면의 시각적 이미지를 지우고, 작가의 언어가 지닌 사유의 무게로부터 그들의 작업이 가볍게 소비되는 이미지 너머로, 작가가 노트에 꾹꾹 눌러쓴 언어를 통해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숨 쉬게 만드는 자리이다. 텍스트는 시각적 결과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가의 깊은 숨결이자, 작품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예술(Art)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일회성 이미지 소비에서 벗어나, 작가의 고뇌가 담긴 문장 속에서 작품의 참된 가치를 읽어내고, 작가가 언어로 확장해 낸 세계의 경계선에 서서 그들의 문장 사이로 숨을 나누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