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 HONG MIN


November   19 - November 30, 2025 

Cheonan-si, Korea




< Waiting For The Right Time 나의 시간을 기다리다 >


전시기간 |  2025.11.19.(수)~2025.11.30.(일)

작        가 | 민현홍



Artist's statement


혼자 여행을 다니며 고독과 외로움에 자주 부딪혀왔다. 길 위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늘 낯설었지만, 그 낯섦은 오히려 마음속 감정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 주었다. 건강 문제로 시작한 산책은 어느새 여행으로 이어졌고, 낯선 곳에서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 순간들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카메라를 들게 했다. 중고 카메라로 시작한 기록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을 지탱하는 방식이 되었고, 지금은 누군가와 나누고 싶고, 함께 느끼고 싶은 언어가 되었다.


작업의 주제는 ‘기다림’과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이다. 특별한 장면을 쫓기보다, 누구나 지나가는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하는 풍경을 오래 바라보며 담는다. 도쿄대학교의 좁은 통로 앞에서 긴 시간 머물며 찍었던 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예다. 자전거를 타며 웃는 학생, 무심히 걸음을 옮기는 사람, 햇볕을 피해 양산을 든 이들. 모두 일상의 장면이지만 어두운 통로라는 프레임 속에서는 잠시 무대 위 장면처럼 다가왔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낯선 타인과도 조용히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흑백은 작업의 핵심적인 선택이다. 색을 덜어낸 자리에는 빛과 그림자, 공기와 질감이 도드라진다. 화려한 자극 대신 잔잔한 호흡과 여백이 남는다. 흑백의 화면 속에서 시간은 잠시 멈추고, 관람자는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꺼내게 된다. 그 멈춤의 순간이 곧 기록이자 기다림이 된다. 사진은 결국 ‘기다림의 기록’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하늘과 구름을 세로로 담은 작업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흐르는 방향이 아니라 쌓이고 겹쳐지는 결을 따라가다 보면, 하늘은 풍경이 아닌 구조물처럼 다가온다. 강한 대비와 질감은 순간을 단단히 붙잡아 두고, 구름은 배경이 아닌 주인공이 된다. 누구도 손끝으로 만질 수 없는 존재이지만 사진 속에서는 오히려 더 가까워진다. 관람자가 구름의 결을 눈으로 쓰다듬는 듯한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잠시나마 현실로 바뀌는 순간, 사진은 또 다른 손길이 된다.


작업의 출발점은 철학적 이론이 아니라 개인적 경험과 감정이다. 혼자 걸으며 느낀 외로움, 여행 중 마주한 낯선 얼굴, 하늘을 올려다보며 느낀 막막함과 안도감. 이런 감정들이 영감이 되고, 사진은 그 감정을 붙잡는 과정이 된다. 관람자가 그 장면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꺼낼 수 있기를 바란다. 때로는 사진 속 공기를 통해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때로는 지나간 감정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기를 바란다.


작업 방식은 단순하다. 오래 기다리고, 시간을 흘려보내며, 순간이 스스로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특별한 장면을 억지로 찾지 않아도 된다. 어느 순간 평범한 풍경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게 다가오는 때가 있다. 그때 셔터를 누른다. 사진에는 그 시간의 공기와 감정, 그리고 보이지 않는 이야기까지 함께 담긴다. 빛이 바뀌는 순간, 사람들이 교차하는 장면, 바람이 구름의 결을 바꾸는 찰나. 사진은 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잇는 다리로 변한다.


작가로서의 목표는 평범한 순간 속에서 삶의 진심을 전하는 것이다. 외로움과 고독에서 출발했지만, 그 감정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기 삶을 떠올리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진은 단순히 눈앞의 장면을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을 연결하는 매개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흑백 사진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가되, 도시의 통로와 하늘, 길 위의 작은 풍경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찾아낼 것이다. 나아가 전시와 책,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확장해 관람자와 만나는 길을 넓히고 싶다. 사진은 여전히 기다림의 기록이며, 동시에 타인과 이어지는 가장 솔직한 언어다.


 

Works Exhib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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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Hyun


(31151) 17-1 Bongieong-ro, Dongnam-gu, Cheonan-si, Chungcheongnam-do

Hours: wed-sun 11:30~17:00

+82 41 909 2525  

galleryhyun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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