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us points of view : 손민광展>
전시기간 | 2026.9.2.(수)~2026.9.20.(일)
작 가 | 손민광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세계는 실재와 가상, 직접적인 경험과 미디어를 통한 간접적 정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다층적 시공간이다. 작가 손민광은 이러한 시대적 조건 속에서 범람하는 데이터와 사유의 궤적을 회화와 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회화적 아카이브를 구축해 왔다. 9월 2일부터 9월 20일까지 갤러리현에서 열리는 손민광의 개인전 《Various points of view》는 인간과 장소, 사물을 둘러싼 다원적 관점들이 어우러지며 형성되는 조형적 알레고리를 통해, 복합적인 시선들이 교차하며 완성된 시대적 인간 초상군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전시명 《Various points of view》는 손민광이 추구하는 작업의 결정적 단서다. 이 표현은 변화무쌍함(varius)과 푼크툼(punctum), 그리고 시선(videre)의 어원적 결합을 통해 작가 고유의 회화적 방법론을 암시한다. 손민광의 회화는 대상을 그대로 복제하는 고전적 재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의 화면은 작가의 독백적 서사로 시작되지만, 궁극적으로는 관람객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완성된다. 규격화된 단일 시선을 거부하는 그의 작업은, 정서적 충격과 상처, 주관성과 비언어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관람객 저마다의 자유로운 해석을 허용한다. 이 열린 해석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작가가 설계한 데이터 지점들이다. 손민광은 인물의 사회적 배경, 대중매체의 기표, 인터뷰 및 영상 등 수집된 아카이브를 기하학적 추상과 조형적 모듈로 재구조화한다. <꾸준히 노력하여 AI반도체 성공 이룬 기업가>, <신이라 불리는 축구선수>,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를 일깨워 준 소설가> 등의 문장형 제목들은 이러한 타임라인 아카이빙의 단서들이다. 관람객은 손민광의 작업을 마주하는 순간, 제목의 텍스트와 추상적 조형 언어 사이를 유영하며, 고정되지 않은 다원적 관점의 초상군을 목격하게 된다.
손민광의 인간 초상에서 발견되는 정교한 격자망과 겹겹이 쌓인 색면의 지층은, 스크린 너머의 디지털 신호와 인간의 내면 서사를 동시성의 공간 위에 펼쳐 놓는다. 이를 통해 단일 시점의 일루전은 해체되며, 미디어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경험과 기억, 감정의 흔적들이 생생한 회화적 물질성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시명 《Various points of view》는 닫힌 결과물이 아닌 열린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이 작가의 조형 언어로 변환되고, 이를 전시장 등에서 마주한 관람객의 시선이 더해져 다원적 관점으로 확장된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데이터의 타임라인 속에서 이번 전시는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묵직한 실존적 질문을 건넨다. 해체된 윤곽선 사이로 굳건히 축적된 손민광의 회화적 지층을 따라, 시대의 풍경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