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제너레이션, 푸시앤폴 2





ABOUT 7.



정해민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그곳은 염소와 닭이 우는소리가 계속 났고, 텃밭 안의 채소들은 무성하게 자라 어느새 수확을 할 때가 되어 있었다. 창문으로 듬성듬성 몇 채 없는 시골 집들이 보이는 소파에 누워보았다. 냄새를 맡아보니 은은하게 풍기는 비료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자동차 경적과 매연 냄새가 아닌 싱그러운 소리와 꼬릿한 향기가 복잡했던 마음을 풀어주었다. 

같은 하늘이어도 유독 이곳의 하늘이 더 맑고 제주도 바다같이 청량해 보였다.


신선함을 맛보니 오감이 뻥 뚫리고 몸 안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몸은 방에 있지만 정신은 아직 저 풀밭에서 잔뜩 뛰놀고 있었다. 푹신한 흙을 파고들기도 하고 잔뜩 자란 풀들 사이로 돌아다니면서 싱그러움을 온 몸으로 즐겼다. 마치 유원지를 처음 보았을 때의 마음이 두근하는 기분 같았다. 

어릴 적 동네 뒷산에서 놀 때 이후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며 그곳을 탐험한다. 초록의 싱싱한 풀들을 한 번씩 툭툭 건드리고 축축하고 냄새나는 거름을 밟으며 더러워지는 것에 상관없이 신나게 돌아다닌다. 잔뜩 즐긴 후 이내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만족한 내 마음은 현실의 나에게로 돌아왔다.

 

- 낙엽이 떨어지는 11월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