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T EXHIBITION
장유미 개인전 《고요함의 파동》
✓ 전시기간 | 2022. 11. 02. (수) ~ 2022. 11. 13.(일) *월, 화 휴관
✓ 관람시간 | 11:30~17:00
✓ 장소 | 갤러리현(천안시 봉정로17-1)
✓ 작가 | 장유미
✓ 입장료 | 무료
1-1. 끄적임Ⅰ
우리가 우리만의 문화를 향유하고 헤엄쳐가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보다 ‘개인적임’ 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수단이 바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이것은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는 온전한 자신만의 것이고, 한껏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에서야 비로소 ‘나’ 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의 사생활이 보장되는 공간은 사회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곳이다. 그 어떠한 간섭도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서는 ‘개인’이 개인다운 것이 아닌, ‘나’다울 수 있도록 여기게 만든다. 이 안전한 울타리는 사회와 개인을 단절시키지만, 사회와 개인의 매개체가 되어 개인다움을 표출할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가령 현재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DIY가 이에 대표적 경우이다. 가장 본인다움을 추구하는 우리가 가장 우리다움을 담을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꾸려가는 세상은 우리의 개성이 한데모인 전시장과도 같다.
어쩌면 개인의 공간에서의 자유가 일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임에 순간이라 한들 ‘나’다우면 그만인 것이 아닌가. 나는 ‘나만의 공간’에서 가장 ‘나’답다. 어쩌면 이곳에서만이 내가 ‘나’ 다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영역인 나의 공간을 그려내기로 했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나에 의한, 사회와는 별개의 공간을 말이다.
1-2. 끄적임Ⅱ
「당신의 고향은 ‘언제’입니까?」라는 제목의 칼럼이 있다. 이 글은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곳은 있지만, 그 장소 대부분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갖고 있지 않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실향민이다. 지금 여기의 삶이 힘들고 번잡할수록 고향을 불러내는 빈도는 잦아진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읽은 후 생각했다. 나의 고향은 언제인가.
나는 단순히 출생지만을 가지고 고향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고향은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지만 동시에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선뜻 나의 고향을 짐작하지 못한다. 나는 이미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으나 정착을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현재 나의 공간과 내가 임의로 만들어낸 공간에 충실하기로 하였다. 나의 생각으로 만들어낸 나만의 공간은 온전히 나의 마음을 그려낸, 나만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 장유미-